캐논 슈터의 아들 이호재…“데뷔골, 아빠도 인정했어요”
이호재 | 프로축구연맹 제공
“아빠가 칭찬해주다니…”
포항 스틸러스 새내기 이호재(21)는 그야말로 하늘을 나는 기분이다.
포항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첫해 벤치가 익숙하던 그가 지난 3일 광주FC를 상대로 사고를 쳤다. 선발도 아닌 교체로 투입돼 첫 골과 두 번째 골을 한꺼번에 쏘아 올리며 3-2 역전극을 연출했다. 4연패로 시름에 빠졌던 포항이 오랜만에 승전보를 전한 순간이었다.
이호재는 4일 기자와 통화에서 “아직도 내가 프로에서 골을 터뜨렸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는다”며 “하루가 지나 어제 경기 스코어를 확인하고, 그 밑에 내 이름이 두 번이나 써 있는 걸 보고서야 꿈이 아닌 걸 알았다”고 웃었다.
이호재는 현역시절 ‘캐논 슈터’로 유명했던 이기형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아들이다.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은 듯 강력한 슈팅으로 대학 무대를 평정했던 그는 프로 무대에서도 빠르게 적응했다. 개막전인 인천전에서 빠르게 데뷔한 뒤 2군에서 치열한 담금질을 견뎌내며 재능을 꽃피웠다.
이호재는 “김기동 감독님과 황지수 코치님에게 부족한 걸 많이 배운 게 경기에서도 통했다”며 “내 득점보다 포항이 파이널라운드A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을 얻은 게 더 기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호재가 23세 이하 대표팀에서 자신감을 얻고 돌아왔는데, 이번 득점이 성장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아버지인 이 감독에게 인정을 받은 것도 반갑다. 이호재는 “아버지가 두 골 모두 ‘포항이 원하는 공격수가 넣어야 하는 플레이였다’고 칭찬해주시더라”며 “공격수가 슈팅도 좋고, 수비수를 등지는 플레이와 헤딩도 잘했다고 하시는데, 아버지한테 칭찬을 받은 것은 2년 만의 일”이라고 말했다.
이호재는 이제 첫 선발 기회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올해 9경기를 뛰었지만 모두 선발이 아닌 교체 출전이었다. A매치 휴식기가 끝난 직후인 17일 나고야 그램퍼스와의 고수익알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전이 선발 무대가 될 수 있다. 포항 구단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제출한 출전명단에 이호재의 이름을 올렸다. 이호재는 “프로는 기회가 많이 오지 않는다. 기회가 오면 어떻게든지 잡겠다는 각오로 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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